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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절을 걷는 마음

마음쉘터 2025. 5. 21. 22:28




봄은 가끔 늦게 온다

다른 집 창에는 꽃이 폈는데
우리 집 화분은 아직 잠잠했다.
햇살도 같은데,
바람도 똑같은데.

처음엔 뭐가 잘못된 줄 알았다.
물을 너무 줬나,
덜 줬나,
햇빛이 부족했나.

하지만 어떤 날은
그냥 늦게 피는 게 맞다는 걸
배웠다.

모든 꽃이 동시에 피는 건 아니니까.
모든 마음이 동시에 괜찮아지지 않듯이.
조금 늦는다고
못 피는 건 아니니까.

그래서 기다렸다.
말도 없이, 기대도 없이.
그러다 어느 날,
새싹이 나왔다.
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
당연하게, 조용하게.

나도 그렇게
내 안의 봄을 기다리기로 했다.
누구보다 느리게 와도 괜찮은,
그런 계절을 살아보기로.



이시는 회복과 기다림, 혹은 나만의 계절이 시작되는 감정을 표현했습니다

자연과 감정이 교차하는 시적 표현..